윤석헌 원장과 갈등설 재차 가열에 진땀“행정 절차 중요성 강조한 것일 뿐” 해명금융위 간부 “의견 조율의 진의 봐달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의 지속적인 갈등설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행정적 사안 처리의 중대성을 강조한 발언이 금융당국 수장 사이의 감정싸움으로 비춰진 것에 불편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10일 서울 공덕동 옛 신용보증기금 본점 사옥에서 열린 ‘마포 혁신타운’ 리모델링 착공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키코 문제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선정됐다고 들었는데 이 사건이 분쟁 조정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는 한다”고 말했다.
이어 “키코 문제는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쌓인 현안인 만큼 매우 복잡하다”면서 “당사자들이 받아들여야 분쟁 조정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분쟁조정위가 어떻게 할 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면 기업이 미리 정해둔 환율로 외화를 팔 수 있도록 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지난 2007년과 2008년 많은 수출 기업이 가입해 유명세를 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환율이 요동치자 상당수 수출 기업이 타격을 입었다.
금감원은 분쟁조정위원회가 이 사건에 대한 조정안을 마련하면 은행들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가려내 은행과 합의를 유도하고 피해 기업에 대한 배상 비율을 정할 전망이다.
최 위원장의 발언 이후 일각에서는 키코 사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윤석헌 원장과의 의견차가 극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등장했다. 윤 원장은 교수 시절부터 ‘키코 사건’을 중대 금융사기 사건으로 규정하는 등 강한 어조와 소신으로 이 사건을 다뤄왔다.
그러자 최 위원장이 진화에 나섰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늦게 일부 금융위 간부들에게 자신의 섭섭한 심경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의 뜻은 이러했다. 키코 사건이 분쟁 조정 대상에 들어간 것에 개별적 의문을 품을 수는 있지만 해당 사건이 워낙 중대한 사안인 만큼 분쟁조정위가 책임감을 갖고 이 사건을 잘 조정할 수 있길 바란다는 것이 그의 본뜻이었다.
그러나 이 뜻은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고 결국 금감원장과 싸우려고 하는 금융위원장의 이미지만 짙어졌다는 것이 금융위 내부의 전언이다.
사실 그동안 최 위원장과 윤 원장 사이에는 냉기가 흘렀던 것이 사실이다. 제3인터넷은행의 인가 탈락 문제를 두고 인터넷은행 문호 개방을 강조한 최 위원장과 은산분리 완화에 비판적이던 윤 원장의 의견이 서로 대치한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있었다.
또 금감원의 자본시장 교란 사범 관련 특별사법경찰 도입 문제에 대해서도 소소한 의견 충돌을 빚었고 최근에는 분식회계 신고포상금 인상 놓고도 이견을 보이는 등 올해 봄 이후부터 이러저러한 사유로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의 갈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최 위원장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무엇보다 최 위원장은 평소 윤 원장과 금감원을 존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윤 원장에 대해 “금감원은 금융위의 업무 파트너이고 윤 원장은 금융권의 어른이신데 내가 어찌 감히 싸울 수 있겠느냐”며 “일을 하면서 의견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그럴 때는 대화로 접점을 찾으면 되는 것”이라고 반복해 말한 바 있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금감원과의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위 한 간부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서로 싸움만 하면 금융회사는 물론 금융 소비자에게도 좋은 소리를 못 듣기 때문에 자중하려고 노력한다”며 “의견 도출 과정에서 차이는 있을 수 있는데 밖에서는 그 파열음만 보려고만 하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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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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