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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에 기부한 내 돈, 제대로 쓰일까? 블록체인 덕분에 3초면 안다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818 작성일 19.12.02  08:30

[청년 미래탐험대 100] [52] 암호화폐로 투명한 기부… 선한 기술에 관심 많은 김혁씨
- 아프리카서 실현된 최첨단 금융
현금 필요없이 암호화폐로 기부… 블록체인 기술로 투명하게 파악
컴퓨터 클릭해서 5분만에 기부… 어떻게 쓰이는지도 실시간 확인
- 블록체인 런치, 블록체인 생리대…
아이들 위한 급식과 생필품 등 자선 단체나 학교를 안거치고 바로 아이들 부모의 가상지갑으로


아프리카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 있는 키테곰바 초등학교.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고소한 콩죽 냄새가 교실에 번졌다. 흙바닥에 낡은 나무 책걸상을 놓고 공부하던 아이들 20명의 표정도 환해졌다. 잠시 후 이들은 바가지처럼 생긴 주황색 그릇에 콩으로 만든 죽과 멸치 볶음 등이 든 점심을 받아들었다. 왁자한 웃음이 번진다. 이곳에서 차로 3시간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와이탐보그위 중·고등학교에선 마을 여학생들이 언덕에 앉아 생리대 사용법을 배우고 있었다. 이들은 1년 동안 빨아서 다시 쓸 수 있는 친환경 생리대 '아프리패드'를 4개씩 받아들고 귀가했다.

'블록체인 런치' 먹었어요 - 우간다 초등학교인 베스트퀄리티학교 학생들이 최근 교실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암호 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구축한 블록체인 자선 재단 BCF를 통해 전달된 점심 급식을 매일 즐긴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부금이 전달되는 전 과정이 투명하게 추적되도록 돕는다. /서유근 기자
이 두 학교의 급식과 생리대 배포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만든 자선단체 BCF(Biance Charity Foundation)가 수행했다. 일반 자선 현장처럼 보이지만 특이한 점이 있다. 후원자 통장에서 아이들 밥상까지, 현금이 단 한 차례도 오간 적이 없다. 모든 자선 활동이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로 이뤄졌다. 이른바 '블록체인 런치(lunch·점심)'와 '블록체인 생리대'가 아프리카 교실에 도착한 셈이다.

◇5분 만에 코인 기부…투명하게 추적

블록체인은 온라인 거래를 불특정 다수가 분산해서 기록·저장하는 기술을 뜻한다. 보통 '○○코인'이란 이름이 붙은 암호화폐는 이 기술로 만들고 거래하는 디지털 화폐다. 인터넷으로 투명하게 거래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이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현금 흐름이 가장 불투명하다고 지목돼 온 자선 분야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기존의 전형적 자선 활동은 대략 이렇게 이뤄졌다. 기부하려는 이가 뜻이 맞아 보이는 자선단체에 돈을 낸다. 그 단체가 용처를 찾아내고 현지에 직원을 파견해 돈을 집행한다. 단계마다 운영비와 수수료가 나간다. 기부자가 '내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추적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아프리카 최빈국인 우간다에선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자선의 불투명함을 어떤 방식으로 보완하는지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흐름을 잘 이해하고자 나는 출국 전에 암호화폐 10만원어치를 사들여 BCF 홈페이지에서 기부해 보았다. 농협은행에서 현금을 암호화폐의 일종인 BNB(비트코인·이더리움 등도 가능)로 바꾸고 BCF 홈페이지에 있는 20개 자선사업 중 셋(급식 둘, 생리대 하나)을 골라 돈을 나눠 기부했다. 클릭 몇 번으로 5분 만에 기부처 지정 절차가 완료됐다.

이후 내 돈, 그러니까 내가 산 바로 그 코인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홈페이지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넷 쇼핑을 하고 나서 택배 추적 번호를 받아 주문한 물건의 현위치를 확인하는 과정과 비슷했다. 기부금은 코인으로 바뀌어 개별 학생(혹은 부모) 휴대폰에 설치된 가상 지갑으로 바로 전달된다. 학생들 가족이 이 암호화폐를 정해진 식재료 업체에 휴대폰으로 보내면 식재료 업체는 음식을 한꺼번에 학교로 가져다준다. 식재료 업체는 암호화폐를 정해진 코인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전체 과정은 수개월 정도 걸린다. 우간다 초등학교인 베스트퀄리티학교 야쿱 교장은 "코인이 학생 부모의 휴대폰으로 직접 들어가고 이들이 식재료 공급처에 코인을 보내주는 방식이라 학교는 돈을 만질 일이 없다"고 했다.

지금까지 BCF를 통해 1346명(법인 포함)이 346만달러(약 41억원)를 기부했다. 이렇게 해서 우간다 160개 학교 4000명에게 급식이 제공되고, 1697명에게 생리대 1697팩(1팩당 1년간 재사용 가능한 생리대 4개)이 전달됐다.

◇지난해 첫 '블록체인 아기' 탄생

우간다를 찾은 김혁 탐험대원
블록체인 기부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투명성이다. 우간다 비영리단체(NGO) 테크플러스러브 관계자는 "재단이나 NGO가 후원금을 빼돌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블록체인이 줄여준다"고 말했다. 국가 간 송금에 나가는 금융거래 수수료(평균 7%)도 획기적으로 줄인다. 암호화폐는 주고받는 수수료가 '제로'에 가깝다. 거의 모든 거래가 온라인으로 투명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 기부 단체가 많게는 30~50% 정도 썼던 운영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BCF는 서버·보안 유지 등을 위해 전체 기부금의 10% 정도를 쓴다.

이런 장점 때문일까.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부는 점점 늘고 있다. 비트호프(Bithope), 클린워터(Cleanwater), 기브트랙(Givetrack) 등의 자선단체가 블록체인을 도구로 끌어들였다. 아일랜드 자선단체 '에이드: 테크'는 암호화폐로 탄자니아의 가난한 산모들에게 의료비를 지원한다. 이 도움으로 지난해 아이 3명이 태어났다.

여전히 보완할 점은 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자선의 '누수'(식재료를 100만원어치 공급했다 하고 80만원어치만 주는 경우 등)는 여전히 발생할 수 있다. 현금보다 복잡한 기부 절차나 제한된 용처도 관건이다. BCF 아이리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설명하는 데만 일주일씩 걸리곤 한다"고 했다. 이런 크고 작은 제약에도 '기술로 세상을 개선한다'고 믿는 이들의 의지는 확고해 보였다. 아이리스는 말했다. "암호화폐를 사기라고 하기도 하고 투기의 도구로 여기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 자체에 선악(善惡)이 있을까요. 우리는 이 새로운 기술을 더 나은 일에 쓰고자 합니다."

[캄팔라(우간다)=김혁 탐험대원] [취재 동행 서유근 기자]



[출처]조선일보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023&aid=000349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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