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Getty Images Bank
암호화폐 가격은 워낙 변동이 심하고 변동 폭도 커서 상한가와 하한가를 맞추기도, 지금 거품이 낀 상태인지 아니면 바닥을 치고 곧 오를 것인지 예측하기도 무척 어렵다. 하지만 과도한 기대 탓에 거품이 끼었는지, 아니면 내림세가 막바지에 이르러 곧 반등이 시작될 것인지 예측하는 새로운 지표를 눈여겨 지켜보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메이에 배수(Mayer Multiple)라는 이름이 붙은 지표는 유명한 투자자이자 팟캐스트 진행자이기도 한 트레이스 메이어(Trace Mayer)가 만든 지표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을 비트코인의 200일 이동평균선으로 나눈 값이다.
공식: 시가 / 200일 이동평균선 = 메이어 배수
원래는 현재 자산 가격이 장기적인 이동평균선(MA)보다 높으면 상승장, 반대로 현재 자산 가격이 장기적인 이동평균선보다 낮으면 하락장으로 보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실제 분석할 때는 이렇게 단순한 이분법을 사용할 수는 없는데, 예를 들어 가격이 이동평균선보다 너무 높게 형성됐다면 이는 상승장보다도 해당 자산이 과대평가돼 이른바 과매수(overbought)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다. 반대로 가격이 이동평균선보다 너무 낮게 형성됐다면 이는 자산이 과소평가돼 과매도(oversold)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가격과 200일 이동평균선의 차이를 수량화하는 메이어 배수는 자산의 실제 가치가 지금껏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를 토대로 상승장과 거품이 낀 과매수 상태를 가르는 기준, 혹은 단순 하락장과 반등이 머지 않은 과매도 상태를 가르는 기준을 찾아내는 지표다.
비트코인 메이어 배수
메이어 배수를 계산할 때 기억해야 할 숫자 두 개를 꼽으라면 바로 1과 2.4다.
먼저 메이어 배수가 1보다 높으면 해당 자산의 가격이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높다는 뜻이고, 반대로 1보다 낮으면 해당 자산의 가격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돈다는 뜻이다. 즉, 메이어 배수가 1보다 크면 대체로 상승장, 반대로 1보다 작으면 대체로 하락장이라고 볼 수 있으나, 앞서 설명했듯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좀 더 자세히 상황을 진단하고 싶을 때 필요한 숫자가 바로 2.4다. 즉 메이어 배수가 2.4를 넘어갈 정도로 커지면, 이는 상승장이 과열돼 투기 거품이 끼기 시작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메이어는 실제로 과거 데이터를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메이어 배수가 2.4보다 낮을 때 비트코인을 샀을 때 장기적인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위의 표에서 한 가지 더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메이어 배수의 저점이다. 즉 메이어 배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0.237보다 아래로 내린 적이 없는데, 이때는 2011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던 하락장이 한창이던 때였다.
참고로 2011년 이후 메이어 배수가 낮아지다 반등했던 두 번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먼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된 하락장은 메이어 배수가 0.407까지 떨어진 뒤 반등했다. 그 이후 메이어 배수가 가장 낮은 값을 기록한 날은 지난해 12월 15일 비트코인 가격이 $3,122까지 내렸던 날인데, 이날 메이어 배수는 0.509였다.
데이터를 보면 알 수 있듯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과매도 상태에 있다. 이는 이론적으로는 머지않아 가격이 바닥을 치고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물론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더 멀어지며 가격이 더 내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참고로 현재 200일 이동평균선은 $5,343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1보다 낮은 메이어 배수가 1을 넘어서면, 즉 비트코인 가격이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높아지면, 이는 비트코인 시장이 반등에 성공해 상승장이 열렸다는 확실한 신호로 풀이할 수 있다.
메이어 배수도 결국은 비트코인 시세를 따라 움직인다
메이어 배수가 1을 넘어서면 상승장이 시작되지만, 2.4를 넘어설 정도로 시장이 과열되면 과매수 상태가 되고 거품이 꼈다가 이내 거품이 빠지며 매도세가 늘어나고 조정이 일어난다. 다시 가격이 내리기 시작하면 메이어 배수도 같이 내려 1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그럼 다시 하락장에 접어드는 것이다. 다만 거품이 너무 급격히 빠지면 (메이어 배수가 너무 빨리 1 아래로 낮아지면) 단기적으로 소규모 과매수 상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반대로 메이어 배수가 지나치게 낮으면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적으로 곧 바닥을 치고 반등한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 기사를 쓴 샘 위메(Sam Ouimet) 기자는 비트코인을 비롯해 AST, REQ, OMG, FUEL, ZIL, 1st, AMP 등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