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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금융사업 확장에 `블록체인` 주목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한화그룹과 블록체인 연결고리로 꼽혀
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 지난 1월 해외 블록체인 업체 투자
한화시스템, 오는 하반기 H-Chain 3.0 출시
[편집자 주] 블록체인은 더 이상 스타트업만의 영역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 블록체인 시장 전체 매출 1274억원 중 86%인 1108억원이 대기업에서 발생했다. 국내 재계 순위 10위권 그룹 중 7곳이 자사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제조·유통·전자·물류·통신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겠다는 대기업의 선포가 업계 발전을 앞당길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번 기획을 통해 이들이 내놓은 청사진을 점검하고 블록체인 생태계의 동향을 예측해보자.재계 순위 7위 한화가 금융사업의 확장을 위해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생명·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개발과 관련 사업 투자 등에 박차를 가하며 비즈니스 사례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한화의 블록체인 비즈니스는 금융 파트와 산업 파트 두 개로 나뉜다"며 "현재 금융 파트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확대하는 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할 기술 기반도 마련했다. 한화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지난 2018년 자체 기업형 블록체인 플랫폼인 에이치 체인(H-Chain)을 독자적으로 구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그룹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구현에 일조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한화그룹과 블록체인 연결고리로 꼽혀"
한화그룹과 블록체인의 연결고리로는 김동원(35) 한화생명 상무가 꼽힌다. 김 상무는 김승연(68)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한화L&C에 입사해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디지털팀 팀장을 거쳐 현재 한화생명 디지털혁신실 상무로 재직 중이다. 담당 부서에서 알 수 있듯이 금융과 IT 기술을 융합한 핀테크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블록체인 기술에도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앞선 행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 상무(사진 왼쪽)는 지난 2018년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제18회 보아오포럼에서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의 변화와 미래'라는 세션에 참석해 "블록체인 기술은 방향·규제 면에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좋은 인재와 기업 등이 모일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 구성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한화는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에 노력을 기울여 블록체인이 제도권에 안착했을 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발언했다.
한화생명 스타트업 지원사업인 '드림플러스'도 블록체인 기업에 우호적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6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드림플러스63 한화생명 핀테크센터'를 설립하고 블록체인·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금융과 융합할 수 있는 기술 및 서비스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입주기업으로 모집했다. 당시 1기 입주 기업인 센스톤은 2년 뒤인 2018년에 한화 금융계열사 5곳과 '블록체인 플랫폼 투자' 계약을 진행했다. 센스톤은 사용자 인증 서비스 제공기업으로 한화 금융계열사 블록체인 플랫폼 내 생체인증 국제표준(FIDO)과 일회용 인증코드(OTAC)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생체인증기술 솔루션을 구현한 바 있다.한화생명은 블록체인 기업 육성 뿐 아니라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 김 상무는 지난 2018년 블록체인 기술 기업인 피어테크(전 액트투 테크놀로지스)와 합작 형태로 '업그라운드'를 발족했다. 업그라운드는 교육·리서치·컨설팅·토큰경제 설계·커뮤니티 구축 및 운영 등의 활동을 통해 블록체인 기업을 지원, 양성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이다.
김 상무는 지난해 8월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에 오르기도 했다. 한화생명 내 디지털 전략을 책임지는 만큼 블록체인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업그라운드가 신생 블록체인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설립 당시 대기업인 한화의 금융계열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경우가 그렇다. 한화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김 상무가 이전부터 블록체인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그간의 투자와 행보가 이를 말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그룹 내 블록체인 도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 블록체인 투자 '시동'한화자산운용과 한화투자증권 등도 해외 블록체인 업체에 투자하며 업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1월 싱가포르 증권형 토큰 발행(STO) 플랫폼인 '아이스탁스'에 500만 달러(한화 약 59억 원)를 투자했다. 아이스탁스는 싱가포르 투자사 ICH그룹의 블록체인 자회사 ICHX테크가 운영하는 STO거래사이트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한중섭 전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을 영입하며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 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번 아이스탁스 투자 역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를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으로 평가받는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같은 달 태국 블록체인 핀테크 업체 '라이트넷'에 투자를 단행했다. 라이트넷은 해외 송금 서비스 업체로 한화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반 송금 서비스를 선보여 3년 안에 연간 거래액을 500억 달러(한화 약 59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화투자증권은 앞서 지난해 9월 캡브릿지 그룹에 50억 원 규모로 지분 투자를 하며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 개발 의지를 비쳤다. 캡브릿지 그룹은 싱가포르 투자회사로 싱가포르 민간증권거래소 원익스체인지(1X)를 운영 중이다. 1X는 싱가포르 금융당국과 거래소로부터 허가를 획득한 곳이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당시 지분 인수에 대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캡브릿지 그룹의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향후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 관련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설명이다.
한화시스템, 오는 하반기 H-Chain 3.0 출시
한화시스템 역시 블록체인 기반 금융 거래 인프라 제공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가장 먼저 한화그룹이 대외적으로 블록체인에 관심을 드러낸 2018년 이더리움 기반의 H-Chain 1.0을 출시했다. 이후 기능을 고도화해 이더리움의 속도 문제를 개선한 블록체인 프로토콜 '쿼럼'과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토콜 '클레이튼'을 지원하는 H-Chain 2.0을 지난해 공개했다. 오는 하반기에는 지난 2015년 리플에서 분리된 블록체인 기반 금융 프로토콜 '스텔라'를 지원하는 H-Chain 3.0을 출시할 예정이다.한화시스템은 기업형 블록체인 플랫폼인 H-Chain을 통해 글로벌 대상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블록체인 기술의 성능과 확장성·상호운용성·보안·관리 모니터링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H-Chain의 주요 특징으로는 ▲스마트 계약의 개발·생산·성과·품질 향상 등을 위한 개발 프레임워크 제공 ▲디앱과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서비스 개발을 위한 마이크로 서비스 프레임워크 제공 ▲비즈니스 상황에 맞는 고품질의 재사용 플러그인 서비스 제공(토큰 생성, 토큰 거래, 본인 인증 서비스 등) ▲개발자가 표준 방식을 통해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수 있도록 공통 반복 기능 제공 등이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비즈니스 모델도 수립했다. 한화시스템은 자산 유동화 토큰(ABT)을 활용해 블록체인 기반 예술품 거래 플랫폼을 출시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블록체인상에 예술품 거래 정보를 등록함으로써 예술품 거래의 대중화를 이끈다는 포부다. ABT는 예술품·부동산·금융상품 등과 같은 기존 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거래할 수 있는 토큰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토큰화를 통해 고액의 자산에도 소액 투자를 할 수 있어 투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
한화시스템은 해당 플랫폼을 지난해 9월부터 국내 주요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의 IT 관계사 '블루인덱스'와 공동 추진 중이다. 같은 해 12월 카카오 클레이튼 테스트넷에 1차 오픈했으며 현재 클레이튼 메인넷에 최종적으로 올라갔다.김유신 한화시스템 미래사업담당 상무는 "예술품 거래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예술품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예술품 등기 서비스'와 '예술품 ABT'까지 연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는 예술품·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은 물론 펀드·채권·주식 등 금융 자산 및 지적 자산, 디지털 자산 등 무형 자산까지 안전하고 투명하게 거래하고 유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화 "블록체인 확보는 미래 금융의 핵심 경쟁력"
한화는 올해를 디지털 혁신의 원년으로 꼽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각사에 맞는 디지털 변혁을 추진해 올해를 실질적인 변화와 성장의 기회로 이끌어야 한다"며 "4차산업혁명에서 촉발된 기술을 장착하고 경영 전반에 DT를 적극적으로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경영 전반에 DT를 구현한다는 기치에 맞게 금융계열사와 SI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내 블록체인 도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DT를 가속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계열사별로 필요에 따라 블록체인을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김유신 상무 역시 "블록체인을 이용한 자산 거래의 디지털화 및 거래 생태계 확보가 향후 기업 활동과 미래 금융의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며 "기업과 금융기관에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블록체인 기술과 비즈니스 사례를 확보하는 데 주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영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출처]매일경제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9&aid=000453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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