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김희주 기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온 한국은행이 CBDC를 발행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것과 관련해 CBDC 발행 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CBDC는 중앙은행이 전자 형태로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의미한다.
한은은 지난 23일 "한은이 CBDC를 발행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한은은 CBDC를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CBDC는 전자적 형태로 발행되는 중앙은행 화폐를 말한다. 현금과 달리 거래의 익명성을 제한하고 이자지급과 보유한도 설정 등이 자유롭게 조절 가능한 특성을 갖는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유사하나 결제시스템을 한은 등 중앙은행이 담당하게 된다. 운영방식에 따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유사한 분산원장방식과 중앙은행이 모든 거래내역을 관리하는 단일원장방식으로 나뉜다.
CBDC 발행 논란의 발단은 지난 18일 열린 '분산원장기술 생태계와 전자금융의 미래' 세미나에서 홍경식 한은 금융결제국장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데서 시작됐다.
이를 놓고 중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CBDC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자 한은도 CBDC를 발행하는 쪽으로 기조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동안 한은은 CBDC 발행과 관련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올해 1월 발간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보고서에서 한은은 "CBDC 발행에 적극적인 일부 국가의 발행 동기가 우리나라에는 적용되기 어렵다"며 "가까운 장래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는 BOK경제연구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CBDC가 상업은행의 요구불예금을 대체하면 금융안정이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한은은 지난해 1월 '가상통화 및 CBDC 공동연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CBDC의 구현 방식과 중앙은행 책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했다. 그러나 해당 TF는 1년 만에 해체했다. 그러면서 내놓은 연구성과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보고서다. 사회·경제적 비용을 고려해 당분간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다만 한은은 CBDC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은 CBDC에 대한 연구는 강화할 계획"이라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발행 추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기구의 관련 논의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희주 기자( hj89@metroseoul.co.kr)
[출처]메트로신문 http://www.metroseoul.co.kr/news/newsview?newscd=20191225000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