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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폐' 발행계획 없다던 한국은행 입장 선회…왜?
중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연구 나서자© News1 DB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윤지현 인턴기자 =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던 한국은행이 중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자 입장을 선회하는 모양새다. CBDC는 지폐나 주화같은 명목화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전자화폐를 의미한다.
한은은 올해 초 "CBDC는 상업은행의 요구불예금을 대체하면서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며 "가까운 미래에 CBDC를 발행할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최근 세미나를 통해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상반된 행보를 예고했다.
◇한은 "CBDC 연구는 하지만 가까운 장래엔 발행 계획 없다더니"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인 스위스 바젤 소재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1월 '조심스러운 진행'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63개국 중앙은행의 70%가 CBDC를 연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은은 지난해 1월 '가상통화 및 CBDC 공동연구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금융결제국, 통화정책국 등 8개부서가 뭉친 이 TF는 암호화폐가 지급결제시스템 및 금융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CBDC 발행관련 이슈를 연구했다.
그러나 TF는 출범 1년만인 지난 1월 해체했다. 한은은 해체 배경으로 "사회·경제적 비용을 고려해 당분간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2월 금융결제국 내 '디지털혁신연구반'을 신설하고 디지털화폐 등 분석에 나선다고 밝혔으나 별다른 연구성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중앙은행과 디지털화폐' 보고서를 통해 "CBDC는 중앙은행 또는 은행이 계좌 및 거래정보를 보관·관리하는 '단일원장'과 다수의 거래참가자가 동일한 거래기록을 관리하는 '분산원장' 방식으로 구현해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모든 원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며 "가까운 장래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월 발행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선 "CBDC가 상업은행의 요구불예금을 대체하면서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국은행 전경 © 뉴스1
◇中이 불지핀 CBDC 연구…한은 "CBDC 발행 검토 중"
홍경식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은 지난 18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분산원장기술 생태계와 전자금융의 미래' 세미나에 참석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할지는 모르겠지만 디지털화폐 발행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윤성관 한국은행 전자금융조사팀 팀장은 "소매용 CBDC발행은 당장 필요 없지만 참가자가 많고 절차가 복잡한 기관 거래에 이용하면 효율적일 것"이라며 "당장 CBDC를 발행할 계획은 없지만 내부에서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블록체인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세부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CBDC 발행에 대해 불과 몇 달 만에 태도를 바꾼 배경은 최근 주요국의 관련 프로젝트 가동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일부 주요국을 중심으로 국경 없는 결제 시장을 구축해 지불·결제의 편리성과 비용 절감을 위한 CBDC 발행 프로젝트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이 대표적인 사례다. 황치판 중국국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지난 10월 "중국은 CBDC를 발행하는 첫 국가가 될 것"이라며 "출시가 머지않았다"고 단언했다.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로 알려진 중국형 CBDC는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로 결제·송금에 사용되며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IT기업이 도입한다고 알려졌다.
프랑스 역시 지난 4일 "오는 2020년 1분기까지 디지털 유로 도입을 위한 시험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BIS는 지난 5일 "우리는 디지털화폐 논의에 최첨단에 있을 책임이 있다"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고 공표했다.
이같은 세계적인 움직임을 의식한 한은은 지난 11일 채용사이트를 통해 '지급결제 분야의 디지털 혁신 연구'분야'와 관련한 박사급 연구인력을 채용한다고 공지했다. 해당 인력은 Δ디지털화폐 및 암호자산 등 지급결제 분야의 디지털 혁신 사례와 관련한 기반 기술 연구 Δ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한 지급결제시스템 설계·구현·운영하는 방안 관련 연구 Δ지급결제 분야의 보안·인증 관련 연구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한국은행 측은 "CBDC발행 가능성을 전제로 한 채용은 아니다"라며 "디지털 화폐, 분산원장기술, 지급결제 등 전반적인 기술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 기술이해도가 높은 전문인력을 채용하는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은이 밝힌 CBDC 발행 가능성과 해당 공고는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며 "탈중앙화가 아닌 중앙화된 성격의 CBDC일 가능성이 높지만 한은도 머지않아 한국형 CBDC를 발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hwayeon@news1.kr
[출처]뉴스1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421&aid=000437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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