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여파로 수익성 위축···'조달비용 줄이기' 총력실속 챙기는 은행권···우대금리 높지만 까다로운 조건美증시 변동성 확대로 대기자금 증가···"지금이 기회"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과 삼성금융네트웍스 출시한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의 사전예약 참여자 수는 지난달 28일 20만명을 돌파했다. 이 상품은 잔액 200만원까지 연 최대 4%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이다. 최초 가입 시 고금리 이자가 제공되지만 1년 초과 3년 이내에는 연 1.5%포인트(p)로 줄어든다.
지난달 11일 신한은행은 계좌 개설 및 앱 설치 없이도 모임을 구성하고 모임원 초대가 가능한 'SOL모임통장 서비스'를 선보였다. 금리는 연 0.1%에 불과하지만 모임규칙 설정, 캘린더 관리, 모임정산, 사진등록 등 금융거래가 수반되지 않는 모임 관리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대표 급여통장 상품인 '달달 하나 통장'의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매월 급여이체를 받는 손님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급여 멤버십 서비스 '달달 하나 컴퍼니'가 대표적이다. 또한 '달달 하나 통장'에 가입하고 급여를 받는 신규 급여이체 손님에게는 매월 5000원 상당의 생활쿠폰을 최대 12회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은행권이 다양한 형태의 수시입출식 상품을 쏟아내는 이유는 금리하락으로 수신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은행권의 총수신 잔액은 33조2000억원 감소했다. 전월 연말 재무비율 관리 위해 유입된 자금이 소멸하고 부가세 납부 수요 등으로 법인자금이 빠져나간 영향이다.
특히 잇단 기준금리 인하로 수신금리가 떨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더욱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금리 하락으로 NIM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중고를 겪게 된 셈이다.
다만 수시입출식 예금이 늘어날수록 NIM 하락에 따른 수익성 위축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시입출식 예금의 금리의 기본금리는 통상 0.1% 수준에 불과해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마진 하락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특히 수시입출식 예금 중 하나인 파킹통장은 3% 안팎의 높은 금리가 적용되지만 정기예금 대비 조달비용 부담이 적다.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고 고금리가 제공되는 기간이 짧아서다.
일례로 전북은행의 대표적인 파킹통장 상품인 '씨드모아 통장'은 최고 3.01%의 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최고금리를 받으려면 통장 잔액을 3억원 이상 유지해야 한다.
특히 최근 강세였던 미국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상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증시에서 발을 뺀 국내 투자자들이 일단 파킹통장 등 은행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증시에 대한 투심은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우려와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 악화 등으로 크게 약화된 상태다. 코스피지수도 미국발 리스크를 버티지 못하고 지난달 28일 2530선까지 밀려난 바 있다. 당시 하락률(-3.39%)은 지난해 8월 5일(-8.77%) '블랙먼데이'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대치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하로 지속 하락하면서 은행의 분기 NIM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위한 대출성장 축소, 대출 경쟁 완화에 따른 수익성 우선 전략, 지난해 1분기부터 증가 전환한 저원가성예금 등은 마진 방어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축성 예금의 금리 유인이 줄어들면서 시장금리 하락이 저원가 수신 비중 확대로 이어지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올해 초 이자스프레드 하락폭을 방어하는데 일부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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