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리스 시밀러 FDA 승인, 미 허가 제품 총 8종으로 늘어개발 역량 입증···경쟁력 확보 관건, 인터체인저블 지위 없어 가격경쟁력 내세울 듯···시밀러 확대로 올해도 성장세 지속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피스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 '에피스클리'(프로젝트명 SB12, 성분명 에쿨리주맙)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에피스클리는 미국 알렉시온이 개발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로,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의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솔리리스는 환자의 치료 접근성 확대가 절실한 대표적인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다. 미국에서 PNH와 aHUS 치료를 위한 연평균 투약 금액이 약 60만 달러(약 7억8000만원)에 이르는 만큼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니즈가 높았다.
이번 허가로 회사의 FDA 승인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총 8종으로 늘었고, 글로벌 기업 중 가장 많은 미국 허가 제품을 보유하게 됐다.
앞서 미국 진출에 성공한 제품은 ▲렌플렉시스(레이케이드·SB2) ▲온트루잔트(허셉틴·SB3) ▲에티코보(엔브렐·SB4) ▲하드리마(휴미라·SB5) ▲바이우비즈(루센티스·SB11) ▲오퓨비즈(아일리아·SB15) ▲피즈치바(스텔라라·SB17) 등이 있다.
회사의 뒤를 잇는 곳은 미국 암젠으로 총 7종의 FDA 허가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보유하고 있고, 화이자, 산도즈 등은 각각 5종, 4종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셀트리온은 5종을 보유 중이다.
회사 측은 "가장 많은 '항체 의약품' 바이오시밀러 허가 획득은 에피스가 글로벌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 입증하고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에피스클리'는 상호교환성(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로 허가 받지 않아 앞서 FDA 허가를 받은 암젠의 '베켐브' 대비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베켐브는 에피스클리와 같이 PNH 및 aHUS를 치료 적응증으로 하며, 상호교환이 가능한 제품으로 허가 받았다.
상호교환성은 약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해 처방할 수 있는 제도다. FDA의 상호교환성 승인을 받으면 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할 수 있어 점유율 제고가 가능해진다.
게다가 암젠은 알렉시온과 협약을 통해 2025년 3월 이후에 미국에서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에피스는 에피스클리 미국 허가를 앞두고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인 알렉시온에 특허침해 소송을 당하며 현재 소송 진행 중이다.
때문에 에피스클리가 시장 점유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선 또 다른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 측은 "에피스클리의 상호교환성 지위 확보를 위한 별도의 임상 계획은 없다"며 "아직 미국 출시 전이기 때문에 언급하긴 어렵지만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허가를 받은 만큼 적기에 환자들에게 처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7월 에피스클리를 유럽에 출시해 독일, 이탈리아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1위, 프랑스 최대 구매조합 네덜란드 주 정부 입찰 수주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부터 회사가 직접 에피스클리를 판매하고 있으며,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출시함으로써 초고가 바이오 의약품의 환자 접근성을 제고하고 국가 재정 경감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에피스는 이달 초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도 FDA의 허가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피즈치바는 미국에서 특허가 끝나는 내년 2월 출시가 가능하지만, 회사는 이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피즈텍'이라는 제품명으로 이달 출시됐다.
지난 5월 FDA 허가를 받은 황반변성 치료제 '오퓨비즈'(국내 제품명 아필리부)'는 미국 리제네논이 개발한 '아일리아'의 최초 바이오시밀러이자 상호교환 가능 제품으로 동시 허가 받아 경쟁력을 확보했다.
회사는 지난해에만 약 250억 달러(약 35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키트루다는 오는 2028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국내외 기업들이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시밀러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회사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의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임상 1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하는 '오버랩' 전략을 펼치고 있다. 보통 임상 1상은 안전성을 위주로 평가하고, 3상은 유효성(약효)을 위주로 평가한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신약과 달리 용량 등을 정하는 임상 2상을 건너뛸 수 있어 1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확대로 지난해 창립 12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바 있으며, 이같은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바에피스의 2분기 매출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FDA, EMA(유럽의약품청) 승인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FDA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 고환율, 공장 가동률 증가 등으로 컨센서스 대비 개선된 실적을 기대한다"며 "약 1600억원의 마일스톤 수령으로 영업이익률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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