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가계대출 빗장 걸자···금융권, 기업금융 '영토 확장'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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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빗장 걸자···금융권, 기업금융 '영토 확장' 속도

등록 2026.04.03 15:21

박영호

  기자

가계대출 감소할 때, 기업대출 5조원 폭증···생산적금융 속도중동사태 이후 생산적·포용금융 확대···'수익성' 눈 돌리는 은행권

은행은행

정부가 가계대출에 단단히 빗장을 걸어잠그자 금융권에서는 기업금융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실상 가계대출 영업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기업대출을 늘려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기업대출은 한 달 사이 5조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859조7737억원으로 전월(854조3288억원) 대비 5조4449억원 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7290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1364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 영향으로 완연한 감소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활로가 막힌 시중은행들은 우량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기업대출 규모는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또 한 번 가계대출에 빗장을 채우면서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최근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1.5%로 묶는 고강도의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내놨다.

대신 정부는 실물 경제의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가도록 '생산적 금융' 확대 정책을 펼치면서 금융권의 전략이 가계 위주 소매 금융에서 기업 금융으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실제로 최근 금융권에서는 중동 사태 여파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생산적·포용 금융'의 중추 역할을 자처하는 모양새다.

5대 금융지주는 53조원 이상의 신규 대출을 지원하고, 소속 은행들은 최대 3억∼10억원 한도로 신규 대출을 공급하고 최대 0.8∼2.0%p 낮은 우대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적기에 유동성을 공급해 실물 경제 충격 최소화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정진완 우리은행 은행장은 임직원들에게 "중동상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개인고객에게 우리은행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드려야 한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주요 금융지주들이 생산적 금융 공급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유량 차주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금융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초 생산적금융을 위해 전사적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하나금융은 올해 공급 목표치를 '17조8000억원' 규모로 상향조정한 상태다.

KB국민은행은 '10조원' 규모의 금리우대 프로그램을 앞세워 최근 생산적 금융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부터 생산적금융 금리우대 프로그램 규모를 기존 3조원에서 6조원으로 확대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영업점 전결 금리우대 프로그램(4조원)을 더하면 전체 지원 규모는 10조원에 달한다.

이어 지난 3일에는 신용보증기금과 업무협약을 맺어 170억원을 특별출연해 총 6000억 규모의 보증서 담보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달 생산적 금융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별 밸류체인 기반 영업체계를 전담하는 '선구안 팀'을 출범시켰다. 유망 기업을 선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선구안 맵–성장성 신용평가–선구안 팀'으로 이어지는 독자적인 실행 체계를 구축해 키우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라는 정책적 압박 속에서 기업대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단순 기업 대출 확대를 넘어 산업별 맞춤형 금융 지원과 금리 우대 혜택을 통해 우량 기업 차주를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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