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앤가이드, 전년 대비 53.8% 폭증한 36조원 추정삼성전자 DS, DX 모두 합친 32조원 훌쩍 넘는 수치"하반기 수요 우려 있지만 실적 차별화 지속 전망"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53.8% 증가한 36조876억원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등 전사 부문의 영업이익 추정치인 32조761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작년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3조467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은 32조7260억원, DS 부문은 15조1000억원이었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DS 부문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던 SK하이닉스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서는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마저 꺾을 것이라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7조4405억원)도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6조6853억원)을 앞섰던 바 있다.
만년 2위였던 동생의 반란이 시작된 셈이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을 제친다면 이 또한 사상 처음이다. SK하이닉스가 연이어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점유율에서도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그간 반도체 시장, 그중에서도 메모리 시장은 삼성전자가 주름잡아온 분야다. 무엇보다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0여 년간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1등을 내어줬다. SK하이닉스가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최근 옴디아, 트렌드포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시장조사기관 3곳은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을 발표했는데, SK하이닉스가 모든 조사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옴디아 기준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36.9%, 삼성전자 34.4%로 집계됐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SK하이닉스 36%, 삼성전자 34%로 조사됐다. 트렌드포스 집계도 SK하이닉스 36%, 삼성전자 33.7%로 SK하이닉스가 앞섰다.
부동의 1위였던 삼성전자를 SK하이닉스가 꺾을 수 있었던 것은 HBM 영향이 컸다. HBM 시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부흥과 함께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AI 반도체 시대 흐름에서 SK하이닉스는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를 사로잡는 데 성공, 승기를 쥐었고 삼성전자는 초기 시장 대응에 실기했다. 그 결과가 이들의 이익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HBM 분야에서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력 기반 고성능 메모리를 바탕으로 경쟁사를 압도하는 글로벌 1위 메모리 업체로 부상했다"며 "SK하이닉스는 지난 반도체 다운사이클에서 HBM 효과를 기반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된 실적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2분기에도 긍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고, 하반기 수요 우려가 존재하지만 실적 차별화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현재 제품 개발 상황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HBM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박영호 기자
pyh112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