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경북 영천시 영천오일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본인의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를 들고 와 사인을 요청하는 일이 잇따르자 블랙코미디식(?) 농담을 던졌다. 도합 5개의 재판을 받는 현 처지를 웃음으로 승화한 말이었다. 곁에 있던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크게 웃으며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후보는 6.3 대선을 두 달 앞뒀던 지난 4월15일 본인의 정치 철학 등을 담은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를 출간했다. 저서는 곧장 베스트셀러 1위를 찍더니 지금까지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교보문고가 발표한 5월1주차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직전 주 종합 4위에 머물렀던 이 후보 저서는 1위를 탈환했다.
이 후보는 이날 지역을 돌며 유권자를 만나는 '골목골목 경청투어'를 재개했다. 3차 투어로 1박2일간 영남 지역에서 주민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앞서 이 후보는 접경지역과 강원 영동권역 등을 찾는 '1차 투어'와 경기 남부·충청권과 전북 지역 등을 순회하는 '2차 투어'를 진행했다.
이날 이 후보는 첫 일정으로 경주를 찾은 뒤 영천에 방문했다. 궂은 날씨였지만 이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영천오일장 근방에는 200여명의 지지자와 시민들이 운집했다. 이 후보는 흰색 셔츠에 베이지색 카디건, 검은 바지 차림으로 상권을 돌았다. 시민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피했지만, 경찰과 경호 인력을 사이에 둔 채로 사진 촬영·사인 요청에는 적극적으로 응했다.
이 후보는 시민들에게 "안녕하세요" "장들 좀 많이 봐주세요"라며 먼저 스스럼없이 다가가며 인사를 건넸다. 본인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는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화답했다. 이 후보는 한 시민이 "당선되시라"고 외치자 "당선되게 해달라"고 받아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한 식품점에선 튀각을 포장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영천오일장을 떠나기 전 단상에 올라 구(舊)여권을 에둘러 비판,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도 이겨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잘못했으니까 책임을 물었다"며 "내 운명을 결정할 도구도 똥 막대기인지, 호미인지 잘 골라야 한다"고 했다.

뉴스웨이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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