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M&A와 R&D 투자 적극 나서21가 폐렴구균 백신 임상 3상 진행 예정증권가 "단기간 흑자 전환 어려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9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 353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매출은 2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했으며, 순손실 역시 114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490억원을 전년동기 대비 4.2%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480억원, 당기순손실은 251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전년동기 대비 영업손실은 25.5%, 당기순손실은 16.9% 감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대상포진 백신 수요 증가와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와 체결한 백신 유통 계약에 따른 매출 증가를 꼽았다. 이외에 국제연합(UN)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에 공급하는 수두백신 매출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두 및 대상포진 백신 매출에 70억원 수준의 사노피 백신 유통 매출이 인식됐다"면서 "하지만 21가 폐렴구균백신 R&D 비용을 포함한 판관비(375억원)를 감당하지 못해 영업손실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IDT 바이오로지카(Biologika) 인수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필요했던 백신 cGMP 시설 및 백신 CDMO 장기 계약을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IDT의 감가 및 인건비 부담 때문에 단기간 흑자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기업 가치는 21가 폐렴구균백신(3.7조원) 가치와 보유 현금(1.2조원) 수준으로,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영업 가치 상향 요인 또는 21가 폐렴구균백신 가치를 극대화할 방안(임상 3상 결과, 상업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시기 기존 주력사업인 독감백신 사업을 중단하며 코로나19 백신 CMO 사업에 '올인'했다. 2020년 아스트라제네카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코로나19 백신 원액과 완제품을 생산·공급했고, 같은 해 보건복지부·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NVX-CoV2373' 공급 관련 3자계약을 체결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위탁 생산 공급을 시작했다.
전략은 적중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과 2022년 상반기 각각 2573억원, 2253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엔데믹 선언 후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중단하자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9.1% 하락했다. 회사는 다시 독감백신 시장에 집중하며 국내 독감 백신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독감백신 시장 경쟁이 이전보다 치열해진 상황이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기업인수(M&A)와 파이프라인 개발(R&D) 등에 집중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조직을 비즈니스 개발(Business Development) 본부, 바이오(Bio) 연구본부, 개발본부, L 하우스(HOUSE) 공장, 품질(Quality) 본부, 경영지원본부 등 총 6개의 본부 단위로 재편했다.
신설된 바이오연구본부와 글로벌 R&BD 대표 산하에 있던 허가임상본부가 개발본부로 이름을 바꾸며 두 본부 모두 CEO 직속 조직으로 격상했다. 바이오연구본부는 글로벌 수준의 제품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맡고, 개발본부는 연구개발(R&D) 과정에서 임상, 개발, 허가 등을 추진한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중장기 성장 방향성으로 ▲백신 포트폴리오 강화 ▲R&D와 인프라 강화 ▲스카이실드(SKYShield) ▲넥스트 팬데믹 대비 ▲바이오사업 영역 확장 등을 제시했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173억원을 연구비로 지출했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31.75%에 달하는 수준이다. 2022년부터 2027년까지 5년 동안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백신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 백신 파이프라인 확대,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 등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성과도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다.
상반기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 'GBP410'(사노피 과제명 'SP0202') 임상 3상이 호주에서 시험 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빠르면 올 4분기 중 투약을 시작할 예정으로 미국, 유럽, 한국, 온두라스 등에서도 3상 IND에 대한 신청 및 승인 절차가 진행중이거나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는 빠르게 임상 3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글로벌 임상3상을 통해 생후 6주~만 17세의 건강한 영유아, 어린이 및 청소년 약 8,000명을 대상으로 최대 4회 접종(기초접종 3회 및 추가접종 1회) 후 GBP410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올 4분기 중 호주에서 첫번째 투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27년 모든 3상을 완료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신청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지난 3월에는 GBP410 원액을 생산하는 안동L하우스 증설에 착공했다. L하우스 내 백신 생산동을 1층에서 3층 높이로 올려 약 4200㎡(1300평) 규모의 신규 공간을 확보, 글로벌 공급을 위한 백신 생산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R&PD 센터(Global Research & Process Development Center)' 공사도 진행 중이다. 현재 송도 글로벌 R&PD센터에도 cGMP 수준의 생산시설을 설계해 백신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든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국내 최초로 백신 공정 실험설계(DoE, Design of Experiment) 과정에서 AI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는 IT 최적화 시스템 'ADO(AI based Design space Optimization System)'를 구축해 R&D 인프라를 개선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ADO를 단백접합 외 다양한 실험과 생산 공정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생산 기간이 단축과 백신 수율 향상은 물론 백신 조기 개발에 따른 시장 선점도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M&A도 2건 진행됐다.
회사는 지난 6월 독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Klocke) 그룹과 위탁생산(CMO)·위탁개발생산(CDMO) 전문회사 IDT 바이오로지카(Biologika)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1921년 설립됐으며 독일과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글로벌 톱10 수준의 대형 바이오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바이오로지카 지분 60%를 약 3390억원에 취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거래로 ▲매출 2배 수준 신장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기준의 품질을 충족하는 생산역량과 고객 네트워크 확보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서 통합 인프라 구축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제조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겨냥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항암 바이러스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바이오 영역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바이오기업 '선플라워(Sunflower Therapeutics)'에 2백만 달러(한화 약 27.8억 원)를 투자하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이하 SAFE,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을 체결했다.
'SAFE'는 현재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초기 스타트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향후 요건을 갖춘 후속 투자가 있을 때 약정된 조건대로 지분 비율을 결정하는 인수 방식이다. 후속 투자가 이뤄지면 기업 가치도 높아지기 때문에 SAFE를 통한 투자는 적은 투자금으로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2018년 설립된 선플라워는 항원, 항체 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제조 기술인 '효모 배양 시스템(Yeast Expression System)'을 개발한 바이오기업이다. 선플라워의 효모 배양 시스템은 백신 공정을 간소화해 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백신 개발 및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 제조 단가를 낮춰주는 것이 특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SAFE 투자를 통해 선플라워의 기술을 활용한 백신 공정 최적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 L하우스의 백신 공정에 선플라워의 효모 배양 시스템을 도입하면 기존 대비 최대 7.7배의 수율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확인했다. 이를 통해 기존 대비 도즈당 88.7% 수준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하반기 스카이셀플루 매출이 본격화된다"며 "2024~2025년 독감백신 정부 수주 금액 270억으로 전년(258억) 대비 5% 증가했고 지난 3월 태국 44만 도즈 출하 등 남반구 진출이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또 "PCV21은 상반기 호주 임상 3상 IND 승인이 완료됐고, 하반기 미국 및 글로벌 IND 3상 승인을 기대한다"고 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