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증권사 순이익 4.9조원···‘IB효과’에 사상 최대

지난해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4조9104억원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다. 하반기 증시 한파에 따라 주식거래대금이 줄었지만 투자은행(IB) 부문 확대 및 금리인하 기조에 따라 전년 대비 17.8% 성장했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56곳의 당기순이익은 4조9104억원으로 전년(4조1667억원) 대비 17.8% 증가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는 8.3%로 전년대비 0.6%포인트 개선됐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한 3개 분기에서 순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1조4567억원)와 2분기(1조3840억원) 2개 분기 연속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 뒤 3분기(9871억원) 주춤했으나 4분기(1조736억원) 다시 1조원을 회복했다.

이상헌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작년 순이익은 IB부문 확대에 힘입어 전년대비 증가했다”며 “수수료 수익 중 수탁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에 비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IB부문과 자산관리 부문 등은 강화되며 수익 다각화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항목별로 보면 수수료수익은 IB부문 수수료는 늘었지만 수탁수수료가 큰 폭 감소하며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2.3% 감소한 9조49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탁수수료는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인해 전년대비 23.8% 줄어든 3조463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IB부문 수수료는 28.2% 늘어난 3조4122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수료수익 중 IB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수탁수수료(36.5%)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

자기매매손익은 대규모 파생관련손실이 반영되며 전년대비 18.5% 줄어든 3조6796억원으로 집계됐다. 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액과 상환액이 전년대비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파생관련손실은 3조5979억원으로 전년대비 117.8% 악화됐다.

다만 주식관련이익은 5295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기준금리 하락으로 시중금리가 동반 하락하며 채권관련이익도 9.1% 늘어난 6조74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자산과 부채, 자본은 모두 전년대비 늘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자산총액은 482조6000억원, 부채 총액은 420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0%, 10.1% 늘었다. 주식·채권·펀드 등 증권보유액이 늘며 자산이 늘었고, RP매도를 통한 자금조달과 차입부채가 늘며 부채 역시 동반 증가했다.

자기자본은 61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9.2%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초대형IB들의 발행어음이 전분기대비 115%(6조9000억원) 늘며 전체 자기자본 증가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재무건전성은 전년대비 소폭 개선됐다. 증권사 56곳의 평균 순자본비율은 559.1%로 전년(547.4%) 대비 11.6%포인트 늘었다. 대형사 13개사(926.7%), 중형사(384.7%), 소형사(241.1%) 모두 2018년보다 순자본비율이 개선됐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평균 레버리지비율은 680.1%로 전년대비 2.0%포인트 감소했다. 대형사의 RP매도와 파생결합증권 발행 등 적극적인 자금조달의 영향으로 대형사의 레버리지비율(746%)이 중형사(515.8%), 소형사(242.4%)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와 주식시장 등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수익성 및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부동산 금융 현황 중에서도 특히 부동산 그림자금융에 대한 종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면밀한 모니터링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