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22일 수요일

  • 서울 11℃

  • 인천 10℃

  • 백령 10℃

  • 춘천 13℃

  • 강릉 11℃

  • 청주 12℃

  • 수원 12℃

  • 안동 13℃

  • 울릉도 11℃

  • 독도 11℃

  • 대전 13℃

  • 전주 13℃

  • 광주 15℃

  • 목포 12℃

  • 여수 14℃

  • 대구 14℃

  • 울산 14℃

  • 창원 15℃

  • 부산 13℃

  • 제주 17℃

산업 경영계획 다시 짜는 기업들

산업 재계 탄핵 정국

경영계획 다시 짜는 기업들

등록 2024.12.09 16:54

수정 2024.12.09 16:57

차재서

  기자

공유

사라진 연말특수에 기업 4분기 실적 '먹구름' 트럼프 리스크에 국가신인도 하락 악재 겹쳐 당분간 사업투자 멈추고 현금 확보 주력할 듯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 원·달러 환율 지수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표시돼 있다. <br />
 <br />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 여파로 국내 증시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잔존함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패닉셀(공포 매도)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58포인트(2.78%) 하락된 2360.58로 장마감을 됐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4.32포인트(5.19%) 내린 627.01로 나타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 원·달러 환율 지수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표시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 여파로 국내 증시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잔존함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패닉셀(공포 매도)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58포인트(2.78%) 하락된 2360.58로 장마감을 됐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4.32포인트(5.19%) 내린 627.01로 나타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한밤의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막을 올리면서 산업계가 사상 초유의 암흑기를 맞았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불확실성이 커진 와중에 국내에서까지 대통령 탄핵이란 거대 이슈에 휘말려 발목을 잡힌 탓이다.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부문은 물론 수출, 해외 프로젝트도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기업 대부분이 내년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은 탄핵 정국과 맞물려 급변하는 정치권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앞으로의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다만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 계속되면서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A기업 관계자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재선 건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는데, 탄핵 정국까지 겹치니 상당히 복잡해졌다"면서 "아마 상당수의 기업이 내년 전략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기존 계획을 폐기하는 상황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재계가 내년도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려는 것은 불안정한 국내외 정세가 언제 해소될지 예단할 수 없는 만큼 최대한 지출을 미루고 기초 체력을 확보할 때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대기업 10곳 중 7곳은 내년 투자 플랜을 아직 세우지 않았거나 계획이 아예 없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탄핵 이슈가 겹치자 더욱 자세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미 위기 징후는 하나둘씩 포착되고 있다. 사회·경제적 불안감에 소비자가 지갑을 굳게 닫으면서 연말 특수가 사라진 게 대표적이다. 매년 이맘 때 호황을 누리던 유통·여행업계에 전자, 자동차 산업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업종이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점쳐진다. 4분기 실적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국가 신인도가 흔들리는 것도 기업엔 악재로 지목된다. 환율이 올라 수출길이 막히고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해외 사업 수주도 불투명해지는 탓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8원 오른 143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22년 10월 26일의 1432.4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증시도 연일 내리막을 걷고 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67.58p(2.78%) 하락한 2360.58, 코스닥은 34.32p(5.19%) 내려간 627.01로 마감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도 2246조1769억원으로 계엄선포 이튿날(4일) 이후 144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에 개인 투자자가 대거 주식을 팔아치우면서다. 나아가 시장에선 국가 신용등급 자체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놓고도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사실상의 '국정 공백' 사태에 배터리·반도체 등 미래 전략사업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곧 문을 열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 산업에 할당된 보조금을 다시 거둬들이겠다고 예고했지만, 지금으로선 이를 막을 만한 여력이 마땅치 않아서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64억달러(약 8조8000억원), SK하이닉스는 4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의 보조금 액수를 확정 지었고, SKC의 반도체 유리 기판 계열사 앱솔릭스도 7500만달러(약 1023억원)를 받기로 했다. 다만 이들 모두 예비 거래 각서 단계여서 수령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실정인데, 이번 국면으로 앞날을 더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B기업 관계자는 "엄준한 시기에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큰 악재가 터졌다"면서 "미국 트럼프 라인과의 협상이 시급한데, 정부의 외교·통상 라인이 제대로 기능을 해줄지 우려가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덧붙여 주요 기업의 국내 설비 투자도 지연될 공산이 크다. 대통령 탄핵이 모든 이슈를 덮어버리면서 투자 세액 공제율을 상향하는 등의 산업 지원법 처리가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릴 뿐 아니라, 정부 부처 장관의 부재로 인해 공장 건축 등에 대한 행정조치도 지연될 수밖에 없어서다.

이렇다 보니 재계 전반에선 기존에 추진하려던 모든 사업 계획을 잠시 접고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C기업 관계자는 "탄핵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만큼 내년 계획은 물론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도 잠정 중단시켜야 할 판"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최대한 현금을 비축하는 게 급선무"라고 언급했다.
ad

댓글

광고영역
광고영역
광고영역
광고영역
광고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