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하루 개미 7600억원어치 던져···정치 혼란 속 증시 불안대내외 경제 상황·시장 펀더멘탈이 증시 방향 좌우무조건적 매도보다 기업 실적과 외인 매수 종목 살펴야
지난 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69포인트(0.56%) 하락한 2428.1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9.61포인트(1.43%) 내린 661.33에 장을 종료했다.
지난 3일 밤 선포됐다 6시간 만에 해제된 계엄 사태지만 주식 시장에 미친 여파는 상당하다. 계엄령 선포 이튿날인 지난 4일부터는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계속되며 지수가 힘을 못 주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를 요구하는 등 탄핵 정국이 급박하게 전개되자 개인투자자들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심하게 요동쳤다.
전날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는 장 초반 하락 전환해 2400선을 내줬고, 코스닥은 644.39까지 내려가며 2020년 5월 4일 장중 635.16을 기록한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7563억원어치를 던졌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248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과거 탄핵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 주식 시장은 상반된 흐름이 나타났다.
노 전 대통령 탄핵안 발의 전날인 2004년 3월 8일 코스피 지수는 900.1에 마감했다. 이후 안건이 의결된 9일부터 가결된 12일까지 4거래일간 지수는 5.70% 하락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지수는 횡보했지만 5월 14일 기각 결정 이후 768.46까지 주저앉았다. 탄핵안 발의 전과 비교하면 지수 낙폭은 14.62%에 달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안 발의 전날인 2016년 12월 2일 코스피 지수는 1970.61로 나타났다. 탄핵안이 의결된 같은 달 9일 지수는 54.08포인트(2.74%) 오른 2024.69까지 상승했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한 이듬해 3월 10일 2097.35로 올랐다. 탄핵안 발의 전과 비교해 6.43% 오른 수치다.
앞서 벌어진 탄핵 사례에서 엇갈린 시장 반응이 나타난 건 정치적 불안보다 당시 증시 펀더멘탈(기초체력)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4년 탄핵소추안 발의 이후 증시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당시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이 제기됐고 고유가와 중국의 긴축 정책에 따라 투자 심리가 악화한 영향이 컸다"며 "반면 2016년의 경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와 함께 반도체 업황 회복기와 더불어 수출 호조가 지속하는 국면이었다"고 분석했다.
하장권 LS증권 연구원 역시 "노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뒤늦게 증시가 급락했는데, 이는 수출 증가율이 2개월 연속 둔화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된 영향"이라며 "결국 탄핵 정국에서 나타나는 변동성은 시장 펀더멘탈이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 시장 상황은 수출 증가율 둔화·내수 부진 등 국내 증시 체력이 부진하다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 당시와 비슷하다. 이에 탄핵안 부결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지만 증시 급락이 나타날 여지는 충분하다. 변준호 연구원은 "현재는 경기 둔화 초기 국면으로 악재에 좀 더 민감하게 시장이 반응할 수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며 "정치적 불안이 외교 불안으로 이어져 반도체 등 수출업체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이 나타나 증시 반등 기대감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증시 불안은 더욱 가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 직무는 지속되지만 야당은 정기국회 종료 이후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안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는 등 대외적 리스크가 커 무엇보다 증시 반등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도 분석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안 부결로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며 주식시장 변동성이 더 이어질 수 있다"며 "트럼프 신 정부 정책 리스크를 감안하면 주식시장은 제한적 반등 후 횡보 흐름을 다시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투자자 관점에선 이성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레벨이 낮은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국내 주식 비중 축소는 올바른 대응이 아니다"라며 "실적이 상향 조정되고 있고, 외국인이 순매수하고 있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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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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