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건설부문, 100억불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재개 합의

이라크 바그다그 동남쪽 10km에 건설되는 10만 가구 규모의 신도시 '비스마야'가 공사 중단 2년 만에 사업재개를 위한 공사비 증액에 합의했다. 우리나라 첫 신도시 수출 사례로 정부와 한화 건설부문이 10년 이상 공 들여온 사업인 만큼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이라크 NIC(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와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재개를 위한 변경계약을 지난 5일 체결했다고 6일 공시했다. 최초 계약금액 대비 2억7700만달러(한화 약 3919억원)를 증액한 103억9800만달러(약 14조 712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공사기간은 2032년 12월 31일까지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는 이라크 수도 동남쪽 10km에 10만80가구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 한화 건설부문이 수주해 2012년 5월부터 주택을 포함해 사회기반시설까지 사업전반의 추진을 도맡아 왔다. 현재 3만가구가량이 준공한 상태다.

증액계약이 완료되면 비스마야 신도시는 2년 만에 공사를 재개하게 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3만가구 준공시점까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면서 2022년 10월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2023년 1월 NIC가 사업 재개를 요청하면서 공사 재개를 위한 물밑협상을 이어왔다.

정부의 노력과 지원도 뒷받침도 공사재개에 도움이 됐다. ODA 등 정책자금 지원약속 등을 통해 정부가 협력을 강화하면서 이라크 정부를 움직였다. 올해 2월에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라크 현지로 가서 하이데르 모하메드 마키야 NIC 의장을 만나기도 했다.

한화 건설부문도 공사재개를 반기는 분위기다. 2012년부터 10년을 공들인 사업으로 김승연 회장과 김동선 부사장 등 오너일가가 직접 챙겨온 대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2014년 12월 김승연 회장의 현지 방문 때 내륙지방인 비스마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광어회 600인분을 비행기로 공수한 일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에 맺은 공사비 증액계약은 이라크 정부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완전히 효력을 가진다. 승인 과정에서 계약 조건이 변경되거나 취소될 수도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해당 계약이 이라크 정부 국무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예상 거주 인원 60만명에 달하는 신도시 사업이 재개돼 기쁘다"면서 "침체된 건설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