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정치 리스크 떠안은 국내 증시 변동성↑정치 테마주 급등·외인 매도세 지속 등에 부진 지속증권가 "배당주 등 모멘텀있는 종목으로 대응 필요"
추후 증시 행방을 결정짓는 건 결국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매크로(거시경제)라고 판단, 모멘텀(상승여력)이 살아있는 배당주, 성장주 등의 종목 위주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지수는 전 영업일 대비 13.69포인트(0.56%) 내린 2428.16, 코스닥지수는 9.61포인트(1.43%) 빠진 661.33에 장을 닫았다. 두 지수 모두 최근 3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비상계엄 사태는 6시간 천하로 끝이 났지만, 지난 4일 오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발의, 5일 탄핵소추안이 본회의로 올라가면서 탄핵 정국이 시작된 탓이다.
탄핵 정국으로 정치 리스크까지 떠안은 국내 증시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6일 오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의 조기집행정지 필요성을 밝히면서 탄핵이 급물살을 타자 코스피는 장 중 1%대 하락세로 전환해 2400선을 한 차례 내줬다. 코스닥은 장 중 3%대 급락, 644선까지 밀리며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종목에서는 정치 테마주가 날뛰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태 이후 3영업일간(4~6일 종가 기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리엔트정공이었다. 이 기간 119.27% 급증했다. 뒤이어 ▲동신건설(110.77%) ▲에이텍(104.29%) 순이다.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파스넷(51.95%) ▲태양금속우(47.11%) 등도 가파른 상승폭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강세에 외인의 증시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환율은 전장보다 0.9원 상승한 1416.0원으로 출발한 뒤 장 중 1429.2원까지 뛰었다. 계엄 선포 직후인 4일 새벽에는 장 중 1446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외인은 최근 3영업일 동안(4~6일 종가) 1조342억원을 순매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8일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상 일때는 외인들의 순매도 역시 강해진다"고 진단했다.
증시 부진이 지속되는 와중에 연말 대주주의 양도세 회피 물량으로 인한 수급 변동성 우려도 나온다. 현행법상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 지분율이 일정 규모(코스피1%, 코스닥2%, 코넥스4%)일 경우 대주주로 분류하고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한 물량이 쏟아지면서 증시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러한 상황에 증권가에서는 신중한 접근을 요구, 기업 펀더멘털과 수급 모멘텀이 살아있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대표적인 예가 배당주, 실적 상향 가능성이 있는 제약·바이오 주 등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안 부결 시 대통령 직무는 지속, 야당 탄핵 재추진 속에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며 주식 시장 변동성이 장기화될 수 있으나, 이후 주식 시장은 탄핵 관련 이벤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펀더멘탈과 대외 여건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트럼프 신정부 정책 리스크를 감안하면 주식 시장은 제한적 반등 후 횡보 흐름을 다시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판단, 업종·종목 중 배당주(통신), 성장주(엔터, 제약/바이오)와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앞두고 중국 관련 소비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 이슈 외에도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다"며 "매년 12월 중순에 개최되는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추가 부양책이 나올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달 공개되는 오라클(Oracle)·브로드컴(Broadcom) 실적 발표는 기술주 훈풍을 이어가줄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전망이 불안정한 반도체 종목에 몰려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즉 반도체 종목을 제외한 외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세가 부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올해 하반기 상반기에 순매수한 금액(30조원)만큼을 이미 순매도했으나, 전체 외국인 순매수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를 제외할 시 하반기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 순매도는 실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반도체 비중을 줄이는 과정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며 "실적과 수급 모멘텀이 살아있는 종목에 대한 관심 필요하다. 시장에 대한 실적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실적이 상향 조정되고 있고, 외국인이 순매수하고 있는 종목이 이에 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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