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1월 본격 시행···재무적 부담 증가할 듯EU CBAM 대상 품목, 철강이 45억달러 차지철강업계 "탄소 배출 감축 위한 기회 파악 중"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시범 도입된 CBAM은 약 일 년 뒤인 오는 2026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리는 CBAM은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마련한 제도다. 철강 제품을 포함한 6개 제품군을 EU로 수출하려면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배출량 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제품은 철강 외에도 시멘트, 알루미늄, 수소, 전기, 비료 등이 해당됐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제품을 EU로 수출할 때 EU 측에 탄소 배출량을 보고해왔다. 만일 이들이 보고를 하지 않거나,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보고되지 않은 내재 배출량 1톤(t)당 최소 10유로에서 최대 50유로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탄소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수입품은 인증서를 구매해 EU 생산제품과 동일하게 탄소비용이 부과된다.
철강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비상에 걸린 모습이다.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업종인데다가 ▲중국 경기침체 ▲파업 리스크 ▲실적 악화 등 불안 요소들이 산적해 있어서다. 특히 2022년 기준 대(對)EU 수출액 681억원 중 CBAM 대상 품목의 수출액은 51억달러(7.5%)로 나타났는데, 이중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만 무려 45억달러(89.3%)로 집계됐다.
업계는 CBAM에 따른 재무적 충격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대한상공회의소 SGI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CBAM 도입 이후 감당해야 할 비용이 2026년 851억원 수준에서 2034년 무려 5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측됐다. 게다가 이는 단순 인증서 가격만을 추린 수치다.
국내 철강사들은 분주하게 저탄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당장 CBAM의 본격적인 시행이 일 년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내년 상반기부터는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업체별로는 포스코홀딩스가 올해 2월 광양에 전기로 공장을 착공하며 저탄소 생산체제로 전환했다. 규모는 연산 250만톤으로, 약 6000억원이 투입됐다. 사측은 전기로 공장을 오는 2025년 말에 준공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당시 김학동 부회장은 "글로벌 기후 위기 및 신무역규제 등으로 경영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가운데, 이번 전기로 신설을 시작으로 신속하고 경쟁력 있는 저탄소 생산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제철은 오는 2030년까지 하이큐브 전기로를 구축해 탄소 감축에 속도를 낸다. 현대제철의 하이큐브 전기로는 기존 전기로에서 더 나아가 철 원료를 녹이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등의 성분을 추가했다. 또 현대제철은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해 전기로 사업을 기준으로 저탄소 생산 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높은 '하이퍼 전기로'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오는 2028년까지 하이퍼 전기로 공정 연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철강산업에 대해" 철강업계는 석탄을 주요 연료로 하고 있어 이산화탄소 감축이 매우 어려운 산업으로, 세계 및 국내 제조업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 1위 산업 분야"라며 "한편으로는 저탄소 철강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세계 철강 산업의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추가적인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기회를 파악하고, 이러한 기회를 고객과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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