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전반의 AI·DT 추진 동력 강화 SK텔레콤 주도로 'AI R&D센터' 구축장녀 최윤정 본부장, 신사업 발굴 중책
5일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공유·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룹의 안정적 변화를 도모하고 비즈니스의 핵심 경쟁력을 높이고자 ▲기술 ▲현장 ▲글로벌 등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시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조직개편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SK가 그룹·계열사의 AI·DT(디지털전환) 추진 동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점이다.
먼저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전략·글로벌위원회 산하 AI·DT TF를 확대한다. 세부적으로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맡고 있는 'AI TF'를 'AI 추진단'으로 승격시키고, 윤풍영 SK㈜ C&C CEO가 이끄는 기존 DT TF와 별개로 DT 추진팀도 신설한다.
또 SK는 SK텔레콤 주도로 AI R&D센터를 신설함으로써 그룹의 AI 역량을 결집하고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는 그룹 내 AI R&D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데, ▲AI 모델링 ▲비전 AI ▲디지털 트윈 ▲AI 팩토리 등 기술 영역에서 사업을 밀착 지원한다.
그룹 지주회사 SK㈜도 CEO 직속 조직 'AI혁신담당'을 꾸려 성장 사업 발굴에 속도를 높인다.
이처럼 SK가 조직을 새 단장한 것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에 발맞춰 그룹을 책임질 먹거리를 확보하는 한편, 구성원 모두에게 이른바 'AI DNA'를 이식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은 AI의 등장에서 비롯된 산업 생태계 변화에 주목하며 임직원에게 변화에 동참할 것을 주문해왔다.
지난 11월 열린 'SK AI서밋'에서도 최 회장은 '협력과 생태계로 만들어 가는 SK의 비전'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치면서 미래를 향한 시선을 공유했다.
당시 최 회장은 "AI는 우리 모두의 삶과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크게 3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AI를 선순환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은 "AI 시대의 '겨울'을 걱정하는 이유는 대규모 투자에도 아직 회수할 수익 모델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킬러 유스케이스(실제 적용사례)를 찾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신사업 발굴 전선에 합류했다. SK㈜에 신설된 '성장 지원' 담당을 겸직하게 되면서다.
1989년생 최윤정 본부장은 중국 베이징국제고등학교와 미국 시카고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시카고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등으로 근무하다가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 선임 매니저로 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학위를 취득해 2021년 7월 회사로 돌아온 바 있다.
최 본부장은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 인수 등 투자와 방사성의약품(RPT) 관련 후보물질 도입,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 계약을 주도하며 사업 전반에서 성과를 냈다. 최근엔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SK AI 서밋 2024' 등에 모습을 드러내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27일엔 아버지 최 회장과 함께 한국고등교육재단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SK 합류 이후 주로 바이오 부문에서 활약한 최 본부장이지만, SK가 ▲AI ▲통합에너지 솔루션 ▲바이오를 성장 사업으로 꼽은 만큼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을 살려 다각도로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리밸런싱(가업재편) 기조와 맞물려 조직을 효율화하면서도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데도 신경을 기울였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 새로 선임된 임원은 총 75명으로 2024년(82명), 2023년(145명), 2022년(164명) 등 예년에 비해 그 숫자가 크게 줄었다. 다만 이들 중 3분의 2는 사업, R&D, 생산 등 현장과 기술 분야에 특화된 인물이다. 일례로 SK하이닉스에선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기획을 주도한 1982년생 최준용 담당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SK 관계자는 "기술·현장·글로벌 중심 인사로 사업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연중 한발 앞선 수시 인사를 통해 빠른 조직 안정과 실행 중심의 기업문화 정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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