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예정된 對美 투자액만 520억달러美 생산시설 세우고자 연이은 대규모 투자"녹색 사기"···트럼프는 바이든 정책 비판
5일 SK그룹은 올 상반기 북미 대외 업무 컨트롤타워로 신설된 SK아메리카스 총괄에 폴 딜레이니(Paul Delaney)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딜레이니 부사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미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하다 올해 7월 SK아메리카스에 합류했고 이번에 그룹 미주 GR(Government Relations)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SK그룹은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배터리 공장 설립을 발표한 상태다. 올해 4월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세우겠다고 전했다. 생산공장 가동 시점은 오는 2028년이며 이곳에선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AI(인공지능) 메모리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SK하이닉스에 4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약 5억달러의 대출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또 미 재무부는 SK하이닉스의 대미 투자 금액 중 최대 25%까지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SK온은 2022년 1분기와 4분기에 조지아주 1·2공장 상업 가동을 시작했고 포드와 함께 만든 블루오벌SK 공장과 현대차 합작법인은 내년부터 본격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SK온이 북미 지역에서 상업 생산을 계획한 CAPA(캐파 : 생산능력)는 지난해 22GWh(기가와트시)에서 내년에는 55G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생산 시설 확충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바이든 행정부는 IRA를 도입하며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혜택을 제공 중이다. 세제 혜택 규모는 총 45달러 수준으로 SK온이 이를 통해 지난 3분기에 수취한 액수는 608억원으로 집계됐다.
SK의 잇따른 투자는 대규모 지원금을 풀어 미 현지화 작업을 추진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과 발맞추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반도체 지원법에 대해 "정말 나쁜 거래"라며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해 왔다. 이에 반도체 지원법 폐기까지 거론되자 최 회장은 7월에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보조금을 안 준다면 투자 전략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IRA는 전면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로이터는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AMPC 폐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IRA를 손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배터리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트럼프 당선인은 줄곧 IRA를 '녹색 사기'라고 비판한 바 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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