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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JP모건 헬스케어 키워드 '트럼프·AI·GLP-1'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JP모건 헬스케어 키워드 '트럼프·AI·GLP-1'

등록 2024.12.06 06:58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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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케미스트리 4일 JPM 트렌드 웨비나 개최트럼프 2기, GLP-1, AI 등 화두 올라내년도 인수합병 등 투자 활발 예측

AI 의료 솔루션 기업 '리얼 케미스트리'가 3일(현지시간) JPM2025 트렌드 관련 웨비나를 개최했다. 사진=이병현 기자AI 의료 솔루션 기업 '리얼 케미스트리'가 3일(현지시간) JPM2025 트렌드 관련 웨비나를 개최했다. 사진=이병현 기자

내년 1월에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주요 키워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인공지능(AI), GLP-1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새 행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헬스케어 정책이 급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북미 1위 의료 마케팅 기업 '리얼 케미스트리'는 지난 4일 'AI에서 IRA, GLP-1까지: JPM2025 컨퍼런스 주요 헬스케어 트렌드 살펴보기 (From AI to IRA to GLP-1s: Unpacking the major healthcare trends at #JPM2025 Confirmation)'를 주제로 웨비나(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내년 1월 13일부터 16일(현지 시각)까지 열리는 연례 의료 컨퍼런스다. 전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컨퍼런스로, 이번 행사에는 550여개 업체와 8000여명의 투자자, 업계 전문가 등이 참가한다.

43회차를 맞는 이번 컨퍼런스에는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SK바이오팜, 보령 등이 참여했다. 국내에서 이번 JPM에 가장 먼저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DXVX)로, 회사는 포항공대 교수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해 mRNA백신 플랫폼을 설명하고 서브라이선스 사업 논의에 집중할 계획이다.

JPM은 새해 초 열리는 컨퍼런스 중 가장 큰 규모로, 그 해의 트렌드를 미리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리얼 케미스트리에 따르면 이번 JPM에서는 새로운 미국 행정부의 정책 변화, GLP-1 시장의 성장, AI의 발전과 활용이 주요 주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M&A(인수합병) 활동 확대에 따른 헬스케어 생태계 변화 등이 중요한 키워드로 부각됐다.

트럼프 정부, 규제 환경 급변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가 헬스케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샹카르 나라야난(Shankar Narayanan) 리얼 케미스트리 대표는 특히 FDA(미국 식품의약국)와 NIH(미국 국립보건원)의 규제 환경 변화가 제약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나라야난 대표는 "새로운 행정부가 여러 면에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시장 접근성, 여성 건강, 백신 개발과 관련한 정책의 변화가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정책 변화는 전 세계 제약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FDA의 의약품 승인 과정과 NIH의 연구 방향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 개발의 속도와 방향성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리얼 케미스트리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1기와 달리 빠른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봤다.

레슬리 아이세네거(Leslie Eisenegger) 리얼케미스트리 기업 가격 책정·공공 업무 실무 책임자는 "트럼프 행정부 2기는 첫 번째 임기와는 매우 다른 내각 후보자를 데려오고 있다"며 "첫 번째 임기에는 강력한 발언과 달리 기관의 전통적인 리더들에게 기댔지만 이번 2기는 매우 다르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출발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공화당 의원들이 IRA 법을 개혁, 폐지, 변경해 잠재적으로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고 약속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했다.

IRA는 지난 2022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효한 법안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의료 분야에서는 노인 처방약 부담금 감소, 당뇨 환자 인슐린 비용 감소, 건강보험료 지원 연장 등을 포함해 기존 건강보험개혁법에 지정된 보험료 보조금 수혜 대상과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정책이 포함됐다. 각종 의료비를 절감하는 내용을 포함해 더 많은 국민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안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출범을 앞둔 트럼프 2기 트럼프 행정부는 약가 직접 규제를 폐지하고,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약가가 낮아지도록 유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이 커질 전망으로, 국내 시밀러 업체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의약품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 통과도 대선 과정에서 약속했다. 이 법안은 중국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으로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기업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생물 보안법은 지난 9월 초당적 지지를 업고 하원을 통과했고 곧 상원 통과가 이뤄질 예정이다.

새로운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에도 중요한 이유는 미국이 한국 제품의 주요 시장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FDA의 규제 변화나 의약품 가격 책정은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에 진출 전략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세네거 실무 책임자는 "헬스케어 산업은 미국과 세계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정부 정책에 대한) 현상 유지를 거부하고 거기에 도전하는 상황은 기업에 역으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GLP-1 시장 내년 임상 데이터 주목


비만 치료제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성장했다. 리얼 케미스트리는 내년에도 GLP-1 트렌드는 계속될 것으로 봤다.

리타 글레이즈로우(Rita Glaze-Rowe) 리얼 케미스트리 혁신 의료 시장 부문 사장은 "GLP-1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미국에서는 비만 진단을 받은 사람 중 약 4.5%만이 GLP-1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 시장에는 많은 기회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GLP-1을 기반으로 한 치료제는 제2형 당뇨병 적응증을 시작으로 비만, 심혈관 질환 등 여러 분야로 타깃 확대를 노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내년에는 많은 임상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으로, 시장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글레이즈로우 사장은 "비만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수의 제약사가 GLP-1을 기반으로 한 신약을 출시하려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제약사들은 빠른 임상 시험 진행과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에 맞춰 투자와 개발 전략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GLP-1이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기업의 임상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질랜드파마는 GLP-1·GLP-2 수용체 이중작용제인 다피글루타이드의 추가 고용량 투여 연구 결과를 2025년 상반기에 발표할 계획이다.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인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후기 단계 임상 시험 데이터는 내년 4월에 발표 예정이다.

이미 시장에 진출한 기업의 적응증 확대 및 시장 확장도 빨라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지난달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며 내년 상반기에 대사성 간질환(MASH) 관련 적응증 확대를 위해 미국과 유럽의 규제 당국에 승인 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사 역시 GLP-1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 중 가장 진행 속도가 빠른 한미약품의 'HM17321'는 근육 증가와 체중 감량을 동시에 목표로 하는 비만 치료제로, 내년 하반기에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글레이즈로우 사장은 "GLP-1 시장은 롤러코스터 같은 시장으로 선두 주자조차 어려움을 겪었다"며 "후발 업체는 상당한 수준의 예측과 정확성을 가지고 이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AI 아직 초기 도입 단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AI 기술은 헬스케어 산업에서 혁신의 중심에 설 것으로 예측됐다.

제프 로워(Jeff Rohwer) 커머셜 솔루션 부문 책임자는 "AI는 이제 약물 발견, 임상 시험, 환자 맞춤형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은 제약사들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신약을 개발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AI 기반의 분석 도구가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AI 기술 적용에 있어 윤리적 문제와 신뢰 문제가 여전히 중요한 이슈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리얼 케미스트리에 따르면 AI와 의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의 대중은 AI가 의료 서비스 결과를 개선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60%는 의사가 어떤 식으로든 AI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꼈으며, 4분의 3은 의사가 너무 빨리 AI를 도입할까 봐 걱정했다.

로워 책임자는 "회사들은 AI를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재편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AI 예측 모델은 아직 신뢰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AI 기반의 솔루션이 실제 치료와 치료법의 발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메리 클레어 더치(Mary Claire Duch) 통합 커뮤니케이션 그룹 사장은 "로봇이 모든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둥 이런저런 이야기가 떠돌고 있지만 요점은 임상 개발 과제든 신약 개발 과제든 AI를 도구로 사용해 더 똑똑하고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라며 "실제로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환자와 의사에게 치료제를 공급하는 등 AI 관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리얼 케미스트리는 내년 인수합병(M&A)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잭 쿠보우(Zack Kubow) IR 수석 그룹 이사는 "매년 컨퍼런스에서 주목하는 일종의 트렌드 중 첫 번째는 M&A 관련 활동"이라며 "일부 제약사는 다가오는 특허 절벽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추가하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비만, 염증, 면역학 분야가 주목되며 지난해에는 세포 치료제와 ADC 관련 거래가 많이 있었다"면서 "올해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는 것이 중요한데, AI 분야에서 파트너십이나 인수를 통해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수나 기술이전, 파트너십을 비롯한 투자 활동이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활발할 것이란 뜻이다.

올해 초 국내 기업은 기술이전을 비롯한 '빅딜'을 노리며 JPM 2024에 대거 참여했다. 행사 중 이렇다 할 빅딜은 나오지 않았지만 다양한 컨퍼런스를 통해 신성장동력과 계획을 소개하고 협력을 가시화하는 등 글로벌 고객사와 접점을 늘렸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한국 바이오기업이 주도하는 네트워킹 행사 '코리아 나이트 @JPM'은 올해 36개 사 협찬으로 약 500명 이상이 참석해 개최 이래 최다 인원이 다녀갔다. 특히 외국인 참석자가 많이 늘어 다수의 바이오텍 대표 및 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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