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는 앞서 6월에는 QA 서비스 부문과 소프트웨어개발공급 사업부문을 분사했다. 지난 10월 1일부로 출범했으며 각각 180명씩 총 360명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악실적을 거듭 중인 회사를 구하기 위한 '궁여지책(窮餘之策)'이다.
잡음이 쏟아질 수 밖에 없다. 갑작스러운 결정에 임직원들은 '해고를 위한 분사'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회사가 독립 스튜디오의 성과가 나쁘면 폐업·매각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곧장 실직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비판의 강도가 거세다.
주장의 근거는 최근 신작 성과다. 올해만 해도 배틀크러쉬, 호연 등이 부진을 거듭했다. 난투형 액션 신작 배틀크러쉬의 경우 출시 약 5개월 만인 지난 10월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호연은 출시 초반부터 부진한 끝에 개발진 170여명 중 100명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자회사로 옮겨가는 직원들에게 고작 3년의 고용 보장을 제시했다. 지난 9월 구현범 엔씨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분사 대상 임직원에게 "신설법인 설립일로부터 3년 이내 폐업 또는 매각하게 될 경우, 엔씨 재입사를 희망하는 이들은 재고용을 약속하겠다"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한 바 있다. 이런 입장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다만 회사의 '3년 고용 보장'이 결국 3년 후 퇴직을 의미한다는 게 다수 직원들의 의견이다. 지난 9월 노조 집회 당시 송가람 엔씨 노조 지회장은 "3년간 고용 보장하겠다는 것은 곧 3년 뒤에는 자르겠다는 얘기로 들린다"며 "폐업이나 매각, 합병 등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임직원 처우를 단 3년만 보장하겠다고 말하는 회사를 쉽게 믿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도 양측 줄다리기는 계속됐다. 주총을 앞두고 노조는 경영실패를 인정하고 분사 후 스튜디오 실적 악화 시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라고 소리쳤다. 이날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부진한 성적 원인을 본사 중심의 회사 구조로 꼽았다. 회사 발전을 위해서는 분사가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런 주장도 임직원 입장에서는 궁색한 변명으로 비친다. 송 지회장은 "분사 후에도 신작은 본사 내부의 '신작 평가 위원회'에서 피드백을 하겠다고 한다"라면서 "어차피 본사에서 신작 평가 위원회를 거칠 거면 분사를 안 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분사는 인력 절감을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노조를 중심으로 임직원들이 지속해 목소리 내고 있지만, 회사에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택진과 박병무 공동 대표를 비롯해 엔씨 경영진 모두 반등을 모색하겠다는 일념 하에 노력 중이지만, 이동하는 구성원 역시 엔씨의 일원이다. 최소한 옮겨간 자리에서도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불확실성을 해소해 줘야 한다.
직원 설득 없는 체질개선은 무의미하다. 엔씨는 빠른 시일 내 그들이 납득할 만한 고용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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