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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자회사형 GA "생각없다"고 말한 까닭

교보생명이 자회사형 GA "생각없다"고 말한 까닭

등록 2022.03.28 07:11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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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열현 사장 "검토한 바 있으나 아직 생각 없어"상반기 기업공개·FI와 갈등 해결 등 과제 산적해탄탄한 전문 설계사 조직 유지하면서 실적 상승신 회장, 디지털 신사업·조직 유연성에 더 초점

교보생명이 자회사형 GA "생각없다"고 말한 까닭 기사의 사진

교보생명이 현재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 추진 계획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윤열현 교보생명 사장은 24일 보험연수원이 주최한 '금감원장-보험업계 CEO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제판분리에 대해)검토한 바 있으나 아직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제판분리는 원수보험사가 판매 조직을 운영하는 비용과 수고를 덜어주는 동시에 상품 개발과 고객서비스, 자산운용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타사 상품도 제휴해 판매할 수 있어 수익이 증가하는 한편 판매 리스크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빅3 생명보험사 가운데 자회사형 GA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교보생명이 유일하다. 삼성생명은 '삼성생명금융서비스보험대리점'을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각각 지분 100% 자회사로 소유하고 있다. 이 중 한화생명은 제판분리를 단행해 영업조직을 GA로 수직 이동 시켰다.

이같은 기류에 교보생명 역시 자회사형 GA 설립의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윤 사장이 이를 부인하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교보생명이 자회사형 GA 설립에 선뜻 나서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올해 상반기 예정된 기업공개(PO)와 재무적투자자(FI) 풋옵션 분쟁 마무리 등 선행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지주사로 전환을 위한 자본 확충이 목표다. 또한 2023년부터 적용되는 IFRS17(새국제회계기준)과 K-ICS(신지급여력제도) 대비도 이유다.

그러나 현재 교보생명 IPO는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FI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FI는 신 회장이 과거 약속한 풋옵션 의무를 IPO보다 선행할 것을 요구하면서 국제상업회의소(ICC)에 2차 중재를 신청하고, 신 회장의 자택 등에 가압류를 건 상태다. 여기에 지난달 10일 풋옵션 분쟁과 관련된 법원 재판 결과가 교보생명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IPO에 사법리스크가 작용할 가능성도 커졌다.

만약 교보생명의 IPO가 무산돼 신 회장이 풋옵션을 이행할 경우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신 회장이 주당 40만9912원이라는 현재의 풋옵션가를 받아들일 경우 지분 가치는 2조원에 달한다. 업계는 신 회장이 소유한 교보생명 지분 약 33%를 팔아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추산한다. 현재 신 회장(33.78%)과 특수관계인(신경애 1.71%·신영애 1.41%)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은 36.91%다. 추정대로라면 신 회장이 소유한 교보생명 주식 거의 전량을 매도해야 하는 셈이다. 신 회장이 주식을 판 자금으로 어피니티컨소시엄 지분인 24.01%를 가져온다고 해도, 결국 지분율(27.13%·특수관계인 포함)은 종전 대비 9.78%p 하락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타 자본의 적대적 M&A의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제판분리는 교보생명으로선 후순위 과제일 수밖에 없다.

보수적인 판매채널을 고수하면서도 꾸준한 실적을 낸다는 점도 제판분리의 필요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6565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9.2%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업계서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하는 등 디지털화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3일 보험업계 최초로 금융마이데이터 서비스인 '피치(peach)'를 출시했으며, 디지털화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해당 분야 경력 공채도 진행 중이다.

실제 신 회장은 '2022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여 빅테크와 견줄만한 마케팅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가입·지급·고객불만 처리 등 보험 비즈니스 핵심 업무 프로세스를 시간, 비용, 편의성 측면에서 획기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애자일(Agile) 조직'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신 회장의 올해 경영 초점이 제판분리보다는 디지털을 활용한 신사업과 조직 유연성에 맞춰져 있다는 방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제판분리보다 선행해야 하는 과제가 있기도 하지만 현재 설계사조직(FP)에 대한 회사 차원의 지원이 계속되는 등 비교적 운영이 탄탄하게 되고 있다"며 "많은 대형사가 제판분리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필수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교보생명 입장에선 당장 검토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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