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파기환송 이후 현장방문 이어져삼성물산 등 비전자 계열사 직접 챙겨재판 앞두고 총수로서의 책임경영 의지파기환송 재판 빠르면 이달말 시작될듯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았다. 이 부회장의 사우디 방문은 명절에도 쉬지 않고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이날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면서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이 소중한 결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명절 연휴 해외 출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설 연휴에 미국 출장을 떠난 것을 비롯해 2016년 설과 추석 연휴에는 각각 미국과 인도를 방문했다. 지난 2월 설 명절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
이번 출장이 특히 주목받는 건 대법원 파기환송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비전자 계열사인 삼성물산 현장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주로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 경영에 집중해왔지만 최근 들어 금융·비전자 계열사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그룹 총수로서의 입지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법원 재판을 앞두고 이 부회장의 현장행보는 더욱 박차를 가했다.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사장단과의 잇단 만남을 비롯해 삼성물산 본사를 찾은 바 있다. 또한 지난달 초에는 이례적으로 금융계열사 사장단을 만나 업무 현황을 보고받고 성장전략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에 따라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면서 경영행보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예상을 깨고 현장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책임경영 의지를 더욱 드러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사우디를 방문하기 전인 지난 11일에는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찾아 삼성전자 세트부문의 차세대 기술전략을 논의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첫 현장행보였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하자”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꼭 해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파기환송심을 앞두고 총수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면 경영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계열사들의 성장 전략을 미리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도 보인다.
한편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재판은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아직 기일은 잡히지 않았지만 빠르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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